다듬이질 고향 생각 - 들향기피면, 서현숙 시집 노을이 지는 저녁 서산에 뉘엿뉘엿 해는 저물고 시리고 차가운 계곡 물소리 산새 소리 들리는 저 언덕 너머 부모 형제들 붉은 흙집 초가집 오손도손 살았는데 지금은 다 뿔뿔이 흩어져 제 갈 길 가고 아무도 없는 텅 빈 고향 집 오늘도 기다리는 어머니 마음. Gallery I 2020.08.10
맥문동 보랏빛 향기 친구의 마음 - 최홍성 시집 앞서 가지 마오 뒤따라오지도 마오 항상 옆에서 나란히 걸어주오 어깨동무하며 마주보며 같이 가고 싶으오리 Gallery I 2020.08.03
나리꽃 필 때 사랑은 - 들향기피면, 서현숙 시집 사랑은 보고 싶은 그리움 온몸이 아리는 아픔을 느껴야 했고 숨이 멎는 듯한 사랑은 가고 나뭇가지 위에 앉아 울고 있는 새 슬프게 우는걸 보니 차가운 이별의 아픔을 아는가보다 안타까움으로 기다리는 세월은 하루가 일 년 같아 만나지 못하는 고통의 날들을 한숨으로 지샌다. Gallery I 2020.07.29
나룻배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 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Gallery I 2020.07.20
옹기종기 그나마 삶은 - 최홍성 시집 "아이야 초승달 뜨거든" 밀물과 썰물이 있어 그나마 바다는 더욱 넓고 깊을 만하고 바람과 구름이 있어 그나마 하늘은 더욱 파랗고 높을 만하며 기쁨과 슬픔이 있어 그나마 우리네 삶은 더욱 살아 숨 쉴 만합니다. Gallery II 2020.07.13
파랑새 그리움 하나 - 햇살이 머무는 곳, 청심 김순기 시인 가슴에 심어 놓은 그리움 하나 긴 겨울 지나 화사한 햇살 가슴에 품으면 가녀린 순 줄기 따라 꽃피어 열매 맺고 가로 질러 오지 못할 시간이기에 더디 온 시간 고마워 함박 웃음 짓고 너와 나의 그리움이 행복인 것을 마주보는 미소에 행복이 깃든다 Gallery II 2020.06.29
수컷 물꿩의 육아 주남에 가면 - 강미옥 시인, 사진작가 수면을 선회하며 맘껏 환희를 내 지른다 자연을 그래로 내버려 둔 곳 둑길을 따라 가면 누구라도 몸 곳곳 날개가 돋는다 해질녘 날개짓은 하늘에 검은 융단을 펼친다 얼어붙은 수면 위로 뜨거운 언어를 풀어낸다 철새는 별을 등대 삼아 쉬지 않는 날개로 북극의 시름을 털어낸다 갈대가 흔들리고 머나먼 여로의 몸짓에 꿈의 길이 보인다 Gallery II 2020.06.20
까치와 큰오색딱따구리 초여름 - 들향기피면, 서현숙 시집 햇살 아래 여린 가로수 잎이 맑게 빛나고 마음을 정화하려고 길을 나섰다 산책로 따라 약수 한 컵 마시고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도 먹었지만 공허한 마음은 빈터에 핀 풀의 신음 되어 메아리처럼 돌아오고 여름을 알리는 매미 소리는 싱그럽기만 하다. Gallery II 2020.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