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여름흔적 - 최홍성 시인 이름 한 번 부르지 못한 너를 사랑하였구나 얼굴 한 번 볼 수 없는 너를 사랑하였구나 그러고 보니 이슬이 맺히고 떨어지는 일보다 더욱 슬픈 것은 내 기억에서 너를 지우는 일 아 쓸쓸함은 사랑한 후에야 더욱 커지는 것을 Gallery II 2021.09.04
지극정성 친정어머니 - 서현숙 시인(시집, 오월은 간다) 가을 하늘 푸르고 시리도록 고와 깊은 상념에 빠져간다 친정에 머물다가 "엄마! 나 서울 집에 가요" 소리를 듣자마자 와상 노인은 벌떡 일어나 "지금 가면 언제 또 오냐" 하시며 소리내어 우시는 어머니 행주치마 시린 손 한평생 자식, 위해 다 바치시고 깊게 펜 주름살 마다마다 정결하고 깔끔하던 임의 모습은 간 곳 없고 Gallery II 2021.07.15
多産(다산) 必然(필연) - 최홍성 야윈 임 살을 떼어 사랑이 하늘이어라 드러내고 깨우쳐준 속살 같은 피붙이야 가슴만 저려와도 시인이 되고픈 5월 우리의 이 만남을 나는 필연이라 말하리 Gallery II 2021.06.09
어미의 숙명(宿命) 빗방울 -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빗방울 하나가 강물에 떨어지고 동그라미 하나 그리고 강물로 사라지고 삶이란 작은 동그라미 강물에 그리는 것. (천국간 딸을 그리며-애비 강만수) Gallery II 2021.05.27
까치 까치 - 들향기피면, 서현숙 시집 까치가 울어대니 오늘 우리 집에 반가운 손님이 오시려나 아파트 산자락 언덕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우리 집 바라보며 짖어대고 깍 깍 까 깍깍 반가운 편지 한 통 올 것 같은 까치 우는 아침은 마음이 괜히 설레고 희망을 기다리게 된다 Gallery II 2021.05.15
딱새의 망중한 친구에게 - 이해인 "말 안 해도 내 마은 알지?" 네가 물으면, 나는 때로는 "말 안 하는데 어찌 아니?" 하고 살짝 눈을 흘겼지만 흐르는 세월 속에 이제는 내가 네게 먼저 이 말을 하게 돼. 말 안 해도 내 마음 알지? Gallery II 2021.05.03
취종(取種) 할머니 생신날 - 오선자 시인 할머니 생신날 가족사진을 찍었어 어떻게 나올가 궁금했는데 다 됐습니다 할머니 주름살은 살짝 지워드릴게요 아 그대로 두세요 주름살 만든 세월 덕분에 우리 손주들 얻었는데 Gallery II 2021.04.19
가차(假借) 없는 야생으로 갈 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영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이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인란 것을 그는 몰랐다. Gallery II 2020.09.03
딱새의 육아 일기 새 한 마리 - 용혜원 시인 내 마음에 새 한 마리 살고 있습니다 영영 날아가지 못할 것 같은 새 한 마리 살고 있습니다 그리움이란 이름의 새 한 마리 외롭게 외롭게 살며 슬픈 울음을 울고 있습니다. Gallery II 2020.08.28
칡때까치 야생여정 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Gallery II 2020.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