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의 숙명(宿命) 빗방울 -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빗방울 하나가 강물에 떨어지고 동그라미 하나 그리고 강물로 사라지고 삶이란 작은 동그라미 강물에 그리는 것. (천국간 딸을 그리며-애비 강만수) Gallery II 2021.05.27
까치 까치 - 들향기피면, 서현숙 시집 까치가 울어대니 오늘 우리 집에 반가운 손님이 오시려나 아파트 산자락 언덕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우리 집 바라보며 짖어대고 깍 깍 까 깍깍 반가운 편지 한 통 올 것 같은 까치 우는 아침은 마음이 괜히 설레고 희망을 기다리게 된다 Gallery II 2021.05.15
딱새의 망중한 친구에게 - 이해인 "말 안 해도 내 마은 알지?" 네가 물으면, 나는 때로는 "말 안 하는데 어찌 아니?" 하고 살짝 눈을 흘겼지만 흐르는 세월 속에 이제는 내가 네게 먼저 이 말을 하게 돼. 말 안 해도 내 마음 알지? Gallery II 2021.05.03
취종(取種) 할머니 생신날 - 오선자 시인 할머니 생신날 가족사진을 찍었어 어떻게 나올가 궁금했는데 다 됐습니다 할머니 주름살은 살짝 지워드릴게요 아 그대로 두세요 주름살 만든 세월 덕분에 우리 손주들 얻었는데 Gallery II 2021.04.19
은방울꽃 은방울꽃 사랑 - 정숙진 초롱초롱 매달린 은방울꽃 속에 담겨진 사랑 소리가 옥구슬 같아 설레임이 방울 방울 잎새에 이는 그리움이 바람에 스치고 꽃 속에 향기는 꿈결같다 입가에 맴도는 사랑 미소처럼 번지고 보고 품이 그윽하게 고여 하늘거리는 아지랑이 되어 가슴에 파고 든다 숨겨진 사랑 흑백 사진 같지만 청초한 은방울꽃 사랑은 하얀 얼굴로 건드리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다 어디선가 날아온 나비 한 마리 너울 춤을 추며 떨어 질 줄 모른다 Gallery IV 2021.04.06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봄소식 - 서현숙 시인 (시집 들향기피면) 봄기운 가득한 아침 길을 걸었네. 길가 울타리 너머 개나리꽃 가로수 사이 벚꽃 바람에 춤추고 들녘 양지바른 곳에는 이름 모를 들꽃이 숨은 듯 수줍은 듯 곱게 피었네. 산천마다 푸른 잎들이 세상을 포근히 안고 새 생명이 태동하듯 하늘 향해 감사의 미소를 짓네. Gallery I 2021.03.27
설할초(雪割草) 겨울잠을 깨우는 봄 - 이해인 시인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어도 잠시 쉬고 나면 새 힘을 얻는 것처럼 겨울 뒤에 오는 봄은 깨어남, 일어섬, 움직임의 계절 잠시 깨어나세요 일어나 움직이세요 봄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소녀처럼 살짝 다가와 겨울잠 속에 안주하려는 나를 흔들어댄다 Gallery IV 2021.03.16
눈새기꽃 복수초 - 윤의섭 응달의 잔설이 희끗희끗한데 바위틈의 얼음 꽃이 춘심을 품었네 냉혹한 고혹미 간지러운 애무에 부끄러운 꽃 얼굴 붉은 가슴이 설레고 산새의 지저귐이 고요를 깨고 골짜기의 물소리를 놀라게 하네. Gallery IV 2021.03.05
얼음새꽃 친구에게 - 이해인 시집 중에 아무도 모르게 숲에 숨어 있어도 나무와 나무사이를 뚫고 들어와 나를 안아주는 햇빛처럼 너는 늘 조용히 온다. Gallery IV 2021.02.22
辛丑年 元旦 설 명절 - 서현숙 시인 (들향기피면 시집) 한적한 시골 고향 마을에 문 열고 기다리는 어머니 마음 자식 오면 줄려고 생선 말리고 방앗간 줄을 서서 가래떡 뽑아 마른 북어 두들겨 반찬 만들며 뼈를 바른 조기로 전을 부치고 미역국 끓여 한 상 가득히 차리신 어머니 가족들은 밥상에 둘러앉아 오손도손 정다운 꽃을 피우네. Gallery I 2021.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