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의 美 가을 사랑 - 용혜원 시집 짙은 고독의 빛깔로 물든 가을 하늘 황홀할 것만 같았던 여름날의 풀잎 노래도 순간이었다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들 그 속을 살아가는 너와 나 붉게 물든 가을 산처럼 활활 타오르는 사랑을 하자 너의 가슴과 나의 가슴을 덮고 남을 사랑하자 모든 화려함이 마지막 빛으로 장식하는 이 가을에 우리 숨 막히도록 좋을 그런 사랑하자 때론 흐르는 시간이 너무 안타깝다 내 사랑이여! 내에 오라! 너를 꼭 안고 싶다 Gallery III 2020.09.20
젖동냥 젖동냥 - 김영섭 시인 피난 다녀온 후 집은 참담한 몰골로 폐허 뿐이다 주렁주런 매달린 감홍시는 가련하게 춤추고 마당에 쌓아놓은 곳식은 나라에 공출되었고 우물은 냄새가 났다 마을에는 돌림병이 창궐했고 장질부사가 우리 집 깊숙히 처들어왔다 외부인 출입을 막는 금기 줄이쳐지고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집안은 깊은 적막에 쌓였다 엄마와 일곱째 동생은 시름시름 앓고 첫돌지난 여덟째 동생은 배가 고파 울며 보챈다 동생을 엎고서 철구네 집으로 달려갔다 내 '동생 젖 좀 주이소' 라고 눈물로 애원했더니 망설이던 어머니는 동생을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내 모습이 얼마나 측은하게 보였을까 나는 마루에 걸터 앉아 고마움의 눈물을 흐렸다 온몸에 한기(寒氣)가 들어 사시나무 되었고 잠시라도 방에 들어가 몸을 녹였으면 좋으련만... .. Gallery III 2020.09.10
畵庭, 금샘(金井)과의 調和 금샘(金井) - 상천 권병대 두터운 바위 속 작은 우물이어도 깊은 신앙심으로 하늘을 넉넉히 품어 사철 하루도 목마르지 않고 지나는 일월성신 모습 따라 그리다가 신령한 기운조차 가득 스며들어 있네 길 잃은 산 새 한 마리 쪼르르 달려와 길을 묻는데 하늘만 하늘만 품으라고 하늘로 향.. Gallery III 2020.04.03
깡깡이 아지매 깡깡이 아지매를 아시나요 부산 영도구 대평동은 선박들의 정기검사와 수리를 받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는 크고 작은 선박으로 대평동은 활기를 띤다. 1912년 최초의 근대식 조선소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조선업의 산실이 되었던 대평동. 선주들이 먼 길을 마다않고 대평동을 찾아오는.. Gallery III 2020.03.30
燈下自見 욕심을 내려 놓아라! 불교에서는 보통 욕심을 내려 놓으라고 한다. ‘대통령이 되겠다, 부자가 되겠다.’는 마음 자체가 욕심은 아니다. 욕심은 원하는 것이 크냐 작냐의 문제가 아니다. 노력은 조금 해놓고 결과는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 욕심이다. 법륜 스님 Gallery III 2020.03.05
俗世와 마주한 老僧 일기일회(一基 一會) 모든 순간은 생의 단 한 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에 단 한 번의 인연이다 지금 어떻게 사는가가 다음 나를 결정한다 삶은 인간에게 주어진 길고 어려운 그러나 가장 행복한 수행의 길 매순간 우리는 다음 생의 나를 만들어 가고 있다. 법정스님 글 중에서 Gallery III 2020.02.27
扁舟[편주] 사랑의 꽃 아름답고 진실한 마음속에 피어 눈물과 고난 속 인내의 쓴 잔 내 영혼에 피어난 고결한 언어 영원한 나의 사랑 가장 낮은 곳 헌신하며 깊은 사랑으로 숭고하게 피어나는 믿음의 향기 그것을 얻기 위해 벼랑 끝도 가야 하는 고통의 길이네 - "들향기피면" 서현숙 시집 Gallery III 2020.02.21
松下處士(송하저사) 회한 - 김 준 시조집 적막과 마주앉아 지난 일 생각하면 덧없는 세상에서 부질없이 사느라고 회한은 아직 남아서 외로움을 갖게 한다 Gallery III 2020.02.18
虛舟(허주) 빗방울 -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빗방울 하나가 강물에 떨어지고 동그라미 하나 그리고 강물로 사라지고 삶이란 작은 동그라미 강물에 그리는 것 Gallery III 2020.01.27
雪中獨家 설 명절 한적한 시골 고향 마을에 문 열고 기다리는 어머니 마음 자식오면 줄려고 생선 말리고 방앗간 줄을 서서 가래떡 뽑아 마른 북어 두들겨 반찬 만들며 뼈를 바른 조기로 전을 부치고 떡극을 끓여 한 상 가득히 차리신 어머니 가족들은 밥상에 둘러앉아 오손도손 정다운 꽃을 피우네.. Gallery III 2020.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