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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含雪裏 靑春色 (송함설리 청춘색)

엄마의 꽃씨 - 이해인 시인 엄마가 꽃씨를 받아 하얀 봉투에 넣어 편지 대신 보내던 날 이미 나의 마음엔 꽃밭 하나가 생겼습니다 흙 속에 꽃씨를 묻고 나의 기다림도 익어서 터질 무렵 마침내 나의 뜨락엔 환한 얼굴들이 웃으며 나를 불러 세웠습니다 연분홍 접시꽃 진분홍 분꽃 빨간 봉숭아꽃 꽃들은 저마다 할 이야기가 많은 듯했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리 바삐 사느냐고 핀잔을 주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보내준 꽃씨에서 탄생한 꽃들이 질 무렵 나는 다시 꽃씨를 받아 벗들에게 선물로 주겠습니다 꽃씨의 돌고 도는 여행처럼 사랑 또한 돌고 도는 것임을 엄마의 마음으로 알아듣고 꽃물이 든 기도를 바치면서 한 그루 꽃나무가 되겠습니다

Gallery I 2021.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