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I

가을걷이

畵庭 2020. 11. 15. 18:01

불귀의 임에게 - 김병수 시인

 

어머니

조각난 그리움이

비단길을 유랑하다가

아직도 못다 쓴 편지인 채

맘의 항구에서 맴돌기만 합니다

 

연민 짙은 사연의

살을 찢는 아픔도

그 모정엔 비할 길 없지만

봉인하지 못한 연서는

언제 피안에 닿을지 막막합니다

 

까만 점점의 혈서들은

밑줄 따라 타들어가는 나의 분신

그분신 각인하여

머나먼 이승에서

애틋한 그리움의 꽃으로 피우렵니다

 

불귀의 임에게

편지 한 장 전할 길이

이토록 난감한 일인데

행여 가을비 후드득 내리는 날

하얀 산국 한 송이 대신 떠나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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