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귀의 임에게 - 김병수 시인
어머니
조각난 그리움이
비단길을 유랑하다가
아직도 못다 쓴 편지인 채
맘의 항구에서 맴돌기만 합니다
연민 짙은 사연의
살을 찢는 아픔도
그 모정엔 비할 길 없지만
봉인하지 못한 연서는
언제 피안에 닿을지 막막합니다
까만 점점의 혈서들은
밑줄 따라 타들어가는 나의 분신
그분신 각인하여
머나먼 이승에서
애틋한 그리움의 꽃으로 피우렵니다
불귀의 임에게
편지 한 장 전할 길이
이토록 난감한 일인데
행여 가을비 후드득 내리는 날
하얀 산국 한 송이 대신 떠나보냅니다.
'Gallery I'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산장 (0) | 2020.12.03 |
---|---|
五色燦然 (오색찬연) (0) | 2020.11.24 |
晩秋에 마주한 滿秋 (0) | 2020.11.05 |
가을에 소환된 남자, 畵庭 (0) | 2020.10.29 |
가을로 가는길 (0) | 2020.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