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I

등잔불

畵庭 2020. 3. 13. 11:46



등잔불 (이태문 시)


삭막한 겨울밤은 고향집이 그리워

세월끝에 버려진 등잔에 불 밝힌다

하염없이 밀려오는 어둠이 태워지고

마음의 강물위에 그리움이 흐른다

이불밑에 웅크려 혀끝으로 넘기는

책갈피 속 향수에 젖은밤이 운다

바람도 잠이 들어 고요에 빠져들면

흐느끼는 문풍지는 시린 가슴 여민다

어두움을 사루는 토방위의 별빛들

굴뚝가의 참새들 문지방에 모이다

아! 아!

등잔불 위로 달려오는 옛 생각

싸리울에 그리운 얼굴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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