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II

飛上

畵庭 2020. 1. 11. 06:53



빈손인 것을


아픈 만큼

성숙해진 모습으로

사랑의 흔적들을 바라봅니다


지나고 나면

별것도 아닌 것에

목숨 걸고 싸우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 것을

아쉬움도 남아있지만

그때는 그래야만 이기는 줄로 알았습니다.


알량한

자존심 지키려다

지켜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얻은 것도

잡은 것도

지나온 길 돌아보니 빈손뿐인 것을


불빛 외로운

가로등에 기대어

희미한 그림자의 뒷모습 바라봅니다


햇살이 머무는 곳 - 청심 김순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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